임자도에서 육지로 나오려면 반드시 여객선을 이용하여야 한다. 오전에는 각 30분에 배가 뜬다기에 8시 30분에 맟추어 여정을 차렸다.
곱배기로 받는다던 배삯은 승용차에 18,000원, 여객 1명에 2,600원씩, 그래도 싼 편이다.
임자도는 5월에 튜립축제가 지나가서인지 온통 튤립 그림자가 남아있다. 화장실도 튤립화장실이다. 그래서 깨끗하다.
이제 증도로 간다.
아름다운 증도, 철다리를 건너면 금연 현수막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섬전체에 담배가게가 없는 유일한 곳이다.
우전해수욕장은 외국의 어느 풍경처럼 아름답다.
몇년전 갔던 베트남 나트랑 해변에 다시 온 착각을 불러 이상야릇했다. 오늘의 주제는 '백합잡기'체험이라 물이 빠져나가기를 잠시 기다렸다.
백합잡기는 처음에는 서툴렀지만 몇마리 줍기에 재미를 붙이자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 금방 한자루가 가득찼다.
다리를 둥둥걷어올리고, 갯벌에서 머팩을 하기도 하고 어린아이가 되어 웃고 웃었다. 숨구멍을 찾아 백합 하나를 모래틈에서 찾아내기라도 하면 "잡았어" 하고 괴성을 올리고... 갈매기와 서로 백합잡이에 시합을 하기도 했다.
이곳도 짱뚱어축제가 지났는가 수도물이 나오지 않아 갯벌 진흙을 잔득 종아리에 바른채 짱둥어다리를 건넜다.
다리아래 갯벌에는 짱뚱어와 게들이 서로 생존경쟁을 하고 있었다.
한낮은 그래도 따가웠다.
대충 수도가에서 손발을 씻고 허기를 채우려 쉼터를 찾아 나섰다.
해안도로을 따라 돌아가니 배모양으로 만든 커피숍이 눈에 띄었다. 전망좋은 쉼터 하나가 눈에 띄어 그곳에 올라 준비해온 오미자술 한잔씩에 안주삼아 상추쌈에 밥 한공기를 후닥닥 비웠다. 잠시 졸음이 왔다.
여름바람이 여행객들을 만족시켰다. 이만하면 될 것을...
오후 2시에 출발하여 무안-목포를 거쳐 진도로 향한다. 오늘은 진도에서 피곤해진 몸을 풀 참이다.
무안을 지나치며 '회산백련지'로 방향을 틀었다. 바쁠게 없는 우리가 아닌가, 가다 못가면 쉬면 그만이다.
아직 만개하지 않은 10만 평 연꽃밭은 너무나 조용하여 그만이다.
이렇게 철지난 축제나 철이른 축제는 시끌벅적하지 않고 성급한 사람들에 밀리지 않아 재격이다.
연꽃은 모든 것을 품는다 하지 않았는가.
연꽃은 진흙속에서 자라지만 가장 완벽한 백색이다. 연꽃은 우리 마음이 진흙으로 더렵혀져 있더라도 하얀 연꽃처럼 순수해 질 수 있음을 뜻한다 하지 않았는가, 옴마니반메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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