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캄보디아-태국

베트남으로 가는 길-다섯째날-638고지를 가다

이노두리 2008. 3. 31. 23:12

 

 되돌아간 시간,  1972년 4월 24일, 안케의 전투 638고지는 깊이 정글에 숨어 있었다. 전쟁의 포화는 멎고 그 때  가장 치열했던 전쟁의 잔재 찾기는  참으로 힘든 여정이었다. 

 

 

 

 

 

고불고불 넘어가던 안케고지의 언덕배기엔, 오늘도 무심히 지나치는 대형트럭들이 교통순경의 제지에 뭔지 모를 교통위반으로 딱지를 떼이고... 우리 일행은 가까스로 젊은 베트남 청년의 안내로 638의 승전비를 찾아 그 앞에서 36년전으로 돌아가  진정으로 머리를  숙이고  그 날 산화했던 전우의, 그들이 영면하기를 빌었다.

 

 

 무수히 쏟아부은 포화로 민둥산이 되었던 그 곳엔  전쟁으로  不歸가 되었던 영혼들이 다시 살아돋아난듯  야샹화로 아름답게  살짝 고개를 내밀고  우리를 맞는가!

 

 

 

 

 

 

 

캄보디아에서 하노이로 ,하노이에서 다시 호치민으로 , 호치민에서 다시 캄란 비행장에 내리자 아열대성 기후는 비를 흩뿌리고 캄란비행장은 대구 �항보다 조금 적은 조용한 시골 비행장이었다. 이곳에서 다시 북쪽으로  나짱(나트랑)을 거쳐 퀴논으로.... 전적지로 향하는 일정은 너무나 강행군이었다. 전쟁터로 가던 그때도 이러했던가?

 

이제는 조용한 퀴논 만의 아침, 멀리 건너다 보이는 저 어느 곳쯤에 처음 월남땅에 와 내렸던 기억이 어슴프레 다가와,  참으로 부산항을 떠나 월남전으로 향하던 그 날인듯  눈가가 젖어왔다. 

 

한번쯤  다녀갔을 법한 퀴논 시내도 왠지 낮설었다.

 

지금도 포도를 건너는 소떼들, 그들은 예나 지금이나  전쟁과 평화를 모르는 듯...

 

 

 맹호 기갑연대 3대대 10중대 필자가 근무했던 부대앞 남탕 마을은 시간 관계로 가지 못한단다. 아싶지만 맹호사단사령부 에서 기념 사진찍는 것으로  전적지 둘러보기(?)는 다른 분들을 위해 양보하고... 저기 저기가 말이야... 

 

오랫만에 동네 꼬마 들은 큰 구경거리나 생겼다는 듯이 몰려들고, 그 때도 꼬마들은 맨발로 다녔지...

 

맹호부대 에서 그 때 근무하였노라고 나선 初老의 여인 , 그 꽁까이도 그때는 이쁜 처자였겠지. 젊은 한때를 추억에 떠올리고 ...

 

이제  그 맹호사령부에는 베트남 군이 진지를 점령해 있었다.

 

산천은 유구하고... 그 때 그 들판도 이렇게 푸르렀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