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캄보디아-태국

베트남으로 가는 길-여섯째날-야간열차-구찌터널

이노두리 2008. 4. 1. 21:50

 

3월 8일 토요일, 맹호 천하무적 1연대, 재구대대, 푸캇비행장, 구멍고개를 거쳐 투이호와에서 점심을 먹고  나트랑으로  다시 왔다.  먼 여정이다. 저녁을 일찍 먹고-비행기 편이 없어 야간열차를 타고 호치민-사이공-으로 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나짱의 아름다운 해변에서 아름다운 바다를 볼 수 있었던 것은  그나마 행운이다. Nha Trang-나짱-은 월남 최고의 해변 휴양지이다.도심과 인접한 곳에 길이 6km에 이르는 아름다운 백사장이 펼쳐져 있다. 프랑스 식민지 시대에 벌써 유럽인들의 휴양지로 개발되었다나?

 

잠시후 나트랑역에서 18:10분 출발하는 야간열차-침대간-에 올라  호치민에 새벽 4시경에 도착예정이란다. 꿩대신 닭이다. 비행기대신 야간열차여행이라니. 역 구내에서 잠시  먹거리를 사기도 하고,시골역에서 어디 멀리 떠나는 사람처럼 설레기도 했다.

 

열차는 정말 이국풍으로서 호기심을 자극했다.

4인 일실로  재빠르게 아랫층 2칸은 다른 일행이 차지(?)하고 필자는 2층으로 배정 받았다. 어차피 여행은 즐기는 게 아니겠는가. 옆칸의 꾼들은 고스톱 삼매경에 들어가고, 열차에 오르기전 산 베트남산 맥주맛에  입담들을 담아 늦도록  얘기꽃을 피우다가 겨우 잠이 들까 하는데 '별을 봐요, 크요"하고 순찰조(?)가 전해 왔다.

덜컹거리는 열차와 ,해풍과 남십자성이 정말 옛이야기처럼 내 가슴에 깊이 새겨져 왔다.

내가 이렇게 살아남아 베트남땅을 다시 밟을 수 있었다니... 언제 다시 이곳에 오겠는가...다시 덜컹대며 잠이 들었다.

 

 

사이공 역-호치민역에는 사이공이라 그대로 붙여져 있음-에 도착한 것은 새벽 4시, 그대로 사우나탕에다 우리 모두를 몰아넣었다. 그리고 이어진 발맛사지, 피부맛사지, 전신맛사지... 다들 좀은 기분이 풀어진듯 했다.

 

베트남 어디를 가나 붙어있는 국부의 사진, 호치민!!! 그는 정말 알려진대로 모두에게 추앙받고 있었다. 지도자란 이런 사람이어야 한다. 리더쉽이란 이러한 것이여야 한다.  그래서 지금 그는 살아있었다. 호치민, 그가 있어 '베트남은 전쟁에서 이겼다'는 산 증명이다.

 

어디를 가나 넘쳐나는 오트바이  대열, 하노이에서도 호치민에도 온통 오토바이의 물결이다. 대한민국 오트바이 모두를 모아놓은 것 보다 아마 많으리라.

 

예정된 순서대로 구찌터널로 갔다. 관광객이  넘쳐 나는 것, 군인들이 안내를 한다는 것, 터널이 좁디 좁다는 것, 전쟁의 잔유물을 여행 상품으로 파는 베트콩,

앞서가던 외국인 한분은 구멍으로 들어갔다 손을 내저으며 다시 나왔다. 구멍이 아유 ...안 맞다는 뜻이리라. 몸집을 좁혀야지...

 

 

 

 

어짜피 틀어진 여행사의 일정때문에 베트남 에서 바로 귀국하지 못하고 다시 캄보디아로 날아간단다. 수도 프놈펜, 그곳에서 밤 비행기로 한국에 간단다. 덕분에 또 캄보디아, 입국 수속이 안되어 공항에서 두시간이나 기다려야 했다.갑짜기 더워왔다. 프놈펜이 더 더운가?

기분상 더운건가? 후덥찌근한 공기가 훅훅 불어온다.

참기로 했다 . 참아야 한다. 즐기자. 즐기자.

다행이 그 유명한 '킬링필드'의 현장을 가보기로 했다. 씨엠�에서 2시간이나  택시를 타고 달려왔다는 현지 한국인가이드-첫날 만났던 그 가이드는 7년째 캄보디아에서 공부도 하고 산다고 했다-는 왜 또 캄보디아로 왔는냐고 농담을 한다.

 

 

영화 '킬링필드'에서 보았던 그 해골들, 죽음의 구덩이들이 그대로 보존되고 있었다.

향불앞에서 한참이나 기도를 하고 있는 이름모를 외국 여인을  보면서 좀은  숙연해 지기도 했다.

동족을 무참이 죽인 그들, 아직도 캄보디아 정국은 조용한 것 같지 보이지 않았다. 민중을 위한다는 이름으로 자행하는 만행들...

 

 

 

 

가난은 대물림되는 것인가, 한국에 태어난 것만 해도 감사해 해야 한다는 생각... 시내 버스도 없이 트럭위에 수없이 탄 사람들...그들도 행복해 보이는 것은 왜일까?

 

인구 150만명이라는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일요일이라 메콩강가로 몰려나온 시민들이 정말로 많다.

1970년대 우리들 공원에 몰려있던 사람들 처럼 가족사진도 찍고 멀거리도 사먹고, 연인끼리 걷기도 하고... 아유 재미있다.

 

 

 

 

 공항으로 가는 길까지도 우리 여행을 방해했다. 프놈펜 시내의 밤길은 개판 5분전(?)이었다. 역주행에, 교통사고에, 우리가 탄 버스는 꼼짝없이 도로 한 가운데에 갇혔다. 할 수 없이 버스에서 내려 트렁크를 끌고 우리도 도로를 가로질러 공항까지 수백미터를 걸어야 했다. 참으로 기구한 여정이다.

캄보디아에서 인천공항으로 가는  아시아나 항공 좌석3개가 모자라 3명이 우리 일행과 떨어졌다.

 

 

 

한참후에야 2명은 비행기표가 구해 졌는가보다.  개찰구앞으로 왔다. 결국 우리는 가이드 혼자 몰모 (?)로 두고 밤비행기에  지친 몸을 맡겼다.

20:30분이다. 내일이면 인천공항이리라. 밤은 밤대로 어두웠다. 6박 8일의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