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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도 흑산도가 부른다-3

이노두리 2007. 6. 18. 21:03

 

조용한 새벽이면 멀리 중국 본토의 닭 울음소리가 들린다는 紅島,

小黑山島와 함께 우리나라 최남단에 위치한 홍도는  서쪽 3백리 가까운 섬이며, 大黑山島에서도 40리 즉 약20km가 넘는 아득한 섬이다.

 아침 나절 부터 약간의 비가 뿌리다가 멈춘다.   9시 50분에 홍도로 가는 쾌속선에 올랐다. 20여분을 흐린 바다로 나가니  홍도는 눈을 이고 있는 듯, 안개 구름 사이로 보인다.

선착장에 발을 디디니 오히려 날씨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여인네의 마음처럼 밝음으로 변해 있다.

 

섬 크기는 울릉도의 10분이 1도 못 되면서 희한한 명소의 수는 울릉도의 배가 넘는다는 홍도, 

섬을 한바퀴 돈다는 유람선 관광 전에 자유시간 2시간 여  남는 시간을 이용해서 산보를 하기로 한다.

처음 분교 옆을 지나  계단을 올라 또 사진 찍기에 바쁘다.  홍도도 마찬가지로  주말을 맞아 사람과 사람 무덤이다.  깃대봉으로 가는 입구는 '산행금지' 현수막이 걸려있다.  여기도 나중에 안 일이지만, 가이드는 등산이 가능하다고 언질을 주어 정상(368m)을 다녀 왔다고 자랑하는 분들도 더러 있었다.


 

 

 

유람선 관광은    뱃길을 붙잡는 가이드의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 로 부터 시작되었다.

  첫째  바위산이라는 것, 바위에 금이 쭉쭉 그어져 있고

  둘째  아름다운 노송으로 단풍이 없다는 것,

  셋째  섬주변 동굴이 220여개 라 그 중 6개 명소가 있다는 것,

  넷째  바다가 턱없이 푸르다는 것. 그래 10-20m 깊이까지를 볼 수 있다네.

그러 안 하요? 젊지도 않은 얘기꾼은 관광객을 사로잡는다,. 오늘 이 배 탄 거시기... 운이 좋소, 날씨도 거시기하고...

 

 

 

 

 

 

 

 

 

 

 

 

 

 탑 섬에도 풀어 놓는다.  마음 놓고 사진을 찍으라는데 ...이러다 섬은 오래지 않아 내려 앉을 겉만 같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이도 호객 행위의 일종이다. 호감을 끌고 사진을 박아 액자로 만들어주면 돈이 되니까...ㅋㅋㅋ

 

 

 

거북바위로 부터 시작된 홍도의 비경은 낙타바위, 보석동굴, 거시기바위, 왕비의 탑, 콜라병바위,독립문-여기선 오래 머문다. 사진을 폼잡고 찍으란다. 날 좋다. 너울도 없다. 갈매기도 없다. 갈매기는 고깃배를 따라 먼 바다에 나가고...

7형제바위, 만리장성, 또 거시기바위, 남매봉, 칼바위,  그 중 제1경은 단연 남문이다. 남문에서 유람선은 모드를 잡아 놓는다. 돌에 신경이 있다면 카메라 세례에 세포가 수 없이 죽어 나가겠지...

물개바위, 평품바위, 아차바위 아휴...이걸 다 어떻게 알아보노?

남쪽을 돌아 서쪽으로 나아간다. 곰바위, 임신바위, 제비바위...

 

이윽코  회를 파는 배고 오고서야 '바위와 굴의  행렬' 설명은  끝이 났다.

이제 온통 서로 바다에서 직접 잡아 올렸다는  회를 사려고 몰려있다. 싱싱한 횟감을 한입 쏘옥 넣고서야 조용해 졌다.

바다는 이제 잠잠하다.

섬은 이렇게 홍역을 치루기도 하고, 혼자 조용히 명상에 잠기기도 하는 법을 익히 알고 있다.

그렇게 紅島는 혼자  잘 견디고 참아내며 모든풍파,  세월을 이겨 온 것이다.

 

 홍도가 온갖 기경으로 뒤덮인 것은 섬 전체가 규암(硅巖)으로 이루어져 있어 ,억겁의 세월이 흘러가는 동안 비교적 약질의 바위들이 거센 파도와 비.바람에 씻겨 여러 가지 형태로 변해버린 것이니... 알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