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에게 보내는 일기

72. 꿈을 향한 도전

이노두리 2018. 10. 17. 12:23

903일 월요일

 

 

처음 구미1대학 평생교육원의 문예창작반에 왔을 때는 어색하고 조심스러웠습니다. 글쓰기의 꿈은 가졌으되 집안일, 직장일 등으로 글쓰기와 멀어져 있던 분들임에도 꿈을 향한 새로운 시작의 강한 열의와 긴장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2006 구미문예창작 문집, 2<하늘 담은 강> ’책을 내면서에 실린 나의 글이다. 당시 문에반 회장직을 수행하였으므로 서문을 내가 썼다.  

구미대학(지금은 교명이 바뀌었음) 평생교육원의 문예창작반에서 1학기 15강의, 2학기 15강의 도합 30()을 통하여 시와 수필을 공부했었다. 시는 장옥관선생님, 수필은 장영순선생님으로부터 배웠다. 매주 월요일에 수업이 있었고, 그 해 12월에는 수료식이 있었다.

시는 12, 수필은 15명이 수료를 기념하여 문집에 그동안 습작한 시와 수필들을 모아 실었는데 책 제목은 <하늘 담은 강>이었다. 책을 내면서 회장을 지낸 내가 서두꿈을 향한 도전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다시 보니 감회가 새롭다.

 

열강을 해 주신 장연순 선생님-수필가-생각도 나고, 시인 장옥관 선생님의 단풍이라는 시도 다시 읽어보니 좋다.

 

화투장 쥐고 함부로 몸 부린 다음날 아침은 오줌색이

진하다 신문지 덮어 복도에 내어놓은 짬뽕 국물처럼 졸아

붙은 빛깔

 

몸이 일기를 쓰는 셈이다

 

마음이 시끄러우면 몸이 시끄럽고 소리 시끄럽게

쌓이고 쌓이면

이윽고 단풍이다

 

쥐면 금새 바스러질 듯

녹물 든 마음

 

버캐 낀 변기처럼 짜디짠 얼굴

저 거울 속에 갇혀 있다

 

장옥관, <단풍> 전문

 

       

금년 가을 학기에 불현듯 생각이 나서 구미대학 평생교육원에 달려가 아직도 문창 수업이 있는지 알아보았다. 폐강된 지 오래라 했다. 글쓰기를 다들 두려워하거나 재미없는 과정으로 치부해 버린 탓이리라.

 

수업을 받으면서 안동 도산서원, 이육사문학관, 하동 평사리문학관으로 다녀온 문학기행은 이제 추억거리로 남았다. 벌써 10년도 더 된 일이다그 이후로 구미수필이라는 모임을 갖고 문예지를 출간한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이는 수필집을 출간하여 수필가로 활동하는 것으로 듣고 있다. 꿈을 향한 도전을 한 것이다.

 

이 밤중에 문집 생각이 난 것은 가을이 성큼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리라.

가을이면 누구나 시인이 되고 싶다는 말도 있지 않는가, 가을을 기다리는 마음을 나도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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