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3일 월요일
니들도 늙는다는 걸 알아
세월에 장사 없는 걸
................................
지금껏 아무 탈없이 사는 건
다 당신 덕분이라오
30년 전 당신모습 주름살 뒤에 숨었고
검은 머리 아주 조금 남았어도
난 당신을 사랑하오
김건모의 ‘다 당신 덕분이라오’라는 노래 가사다.
처음으로 이 노래를 들으면서 너무 너무 좋았다. 어둠속에서 노래를 몇 번이고 반복하여 들었다. 잠을 도무지 이룰 수가 없었다. “드르릉~드르릉” 옆자리의 코고는 소리는 계속하여 크게 들렸고, 도무지 높은 자리 옥타브는 끝이 없었다.
화가 났지만 이 밤중에 화를 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하지못해 생각해 낸 처방이 스마트폰을 꺼내고 Music앱에서 음악을 듣는 방법이었다. 레시버를 타고 흐르는 음악이 바로 ‘다 당신 덕분이라오’였다. “진심(塵心)를 내지말라” “진심은 화(禍)를 내는 것이다. 백번 잘하다가도 한번 화를 내면 모든 게 허사다“ 참고 참으면서 꼬박 어둠을 이겨냈다. 아내의 권유로 마음공부를 시작하였었고, 마음공부를 통하여 참는 법을 배운게 천만 다행이었다.
”다 당신 덕분이라오“ 새벽녘에야 잠시 잠이 들었었나 보다.
일어나 보니 옆자리의 코골이 환자는 퇴원수속을 밟고 귀가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오늘 ‘중소기업 품질혁신 지도사업 컨설턴트 보수교육’이 있었다. 미리 예정된 일이라 아침을 먹는 둥 마는 둥 택시를 타고 ‘마두역에 나와 서울까지 가는 지하철을 탔다. 첫길이라 시간을 요량할 수 없었다.
지하철 안에서 교육시간을 확인해 보니, 너무 일찍 교육장에 당도할 것 같았다.
서울 나들이길도 오랜만이고, 평소 오고 싶었던 곳이라, ’교보문고‘에 들러 책 몇권을 사려고 광화문역에 내렸다.
출구로 나오니 바로 교보문고였다. 전국에서 가장 큰 서점, 군데군데 앉아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 너무 보기좋았다. 몇권씩 책을 쌓아두고 읽는 사람들도 보였다. 오늘같이 더운날 좋은 피서지였다.
책 몇권을 골랐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이렇게 작지만 확실한 행복>과 아내가 읽을 책 < 시 읽는 엄마 >-신현림-도 골랐다.
종각역에서 다시 1호선을 타고 서울역에 내려 교육장소로 갔다. ’한국스마트컨설팅협회‘에서 주관한 교육은 난상토론을 벌였다. 바뀐 제도에 대한 충분한 준비가 부족하여 설왕설래하였다. 품질혁신 표준 방법론(PASS)을 통한 진단방법도 잘 이해가 되지 않았고, 특히 개선과제기술서 작성에 대한 명확한 답변이 아쉬웠다. 교육수료증을 받았다는데 만족하여야 했다. 6시에 보수교육을 마치고, 다시 서울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마두역을 경유하여 역순으로 돌아왔다.
병동으로 돌아오니 아내는 휴게실에서 여러 환자들과 함께 tv를 시청하고 있었다. 항암 주사액(5-fu)을 단 IV STAND를 끌고서, 한참만에 만난 사람처럼 나를 반가히 맞이하였다.
9시 뉴스에서는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투신 자살을 했다는 소식을 반복하여 전하고 있었다. 또 한 명의 자살자가 생겼다. 드루킹 사건으로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것이다. 욕심이 화를 불렀고, 화를 참지 못하여 불귀(不歸)의 객이 되었다.
’다 당신 덕분이라오‘를 모르는 사람, 쯔쯔...
오늘 만보걷기 9,165걸음, 함암주사액을 꽂은 아내와 함께 편의점에 들러 평창수 한병(2L, 1,400원), 자두팩 1개(3,800원), 슈퍼딸기 (4통:2,800원)와 신문1매(동아일보,7월 23일 월요일;800원)를 구입하였다.
10병동 휴게실에 와서 일기를 쓴다.
-교보문고 구입한 책
*시읽는 엄마-------------------14,000원 (신현림)
*이렇게 작지만 확실한 행복----- 15,000원(무라카미 하루키)
'암 투병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34. 기대수명까지 살아야 하는 이유 (0) | 2018.09.11 |
---|---|
32. 먹기 자기 놀기 (0) | 2018.09.08 |
29. 소풍가는 날 (0) | 2018.09.06 |
27. 항암 가발 (0) | 2018.09.04 |
26. 일기쓰기 (0) | 2018.09.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