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6일 금요일
M회사는 소기업이다.
구미시 옥계2공단로 에 위치한 세라믹 가공전문업체이다. 사장님을 제외하면, 종업원은 모두 8명이다. 10년째 석영가공을 하여 세라믹 1차 벤더에 납품을 한다.
경북산학융합본부로부터 ‘고용조건부 일자리 창출 기술지도사업’을 수행하도록 위임받은 나는 지도위원이다.
정위원(지도위원)으로 호칭된다. 지역산업 맟춤형 일자리 창출 지원 사업이란 정부가 소위 젊은층 일자리창출을 위해 지원해 주는 컨설팅 사업이다.
3개월여의 기간동안 컨설팅하여 생산성향상 및 품질향상은 물론 인원 채용을 2명이상 하였다는 실적을 요구하고 있다. 목표를 정하고, 지도방향에 따라 기대효과를 내어야 한다. 정량적 성과와 정성적 성과는 물론 최종성과물을 내어 보고서를 써야 지도비를 받을 수 있다.
일자별 지도계획을 세우고, 오늘은 3일차 지도에 들어간다. 팀 조직 및 직무분장 설정을 컨설팅 할 계획이다. M 대표님은 참으로 착하다. 기업 경영을 하는 분으로서 ‘중소기업 사장론’을 제대로 공부할 기회가 없어 혼자 사장역할, 관리자역할, 작업자역할을 동시에 해 내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계신다. 영업도 해야 하고 납품도 해야 하느라 동분서주해 힘들어 하신다.
‘경영자의 길은 힘들다’고 N사장님을 보면서 절실히 느낀다.
오늘 점심은 외식을 한다고 사원들이 들떠 있다. “지도위원님, 같이 가시죠?”
닭백숙을 먹으러 간다면서 함께 가기를 권한다. 마지못하는 척하면서 따라 가보기로 했다. 아직 초복도 멀었는데, 벌써 회식이라니 , 의외의 일이라 회식분위기를 함께 느껴보기로 한다. 사원들과 함게 동승하여 30분거리의 식당으로 가 보았다. 공단지역을 벗어난 한적한 곳에 ‘죽마고우’라는 음식집이 있었다. 한방백숙 전문집이었다. 야생화도 이쁘게 피어있는 아담한 집이었다.
옻닭백숙과 한방백숙이 나왔는데, 마침 닭 울음소리가 들렸다. “꼬끼오~”
회사에서 보는 것과는 달리 직원들의 얼굴은 밝아 있었다. 사장님은 여느 기업에서 의레적으로 하는 회식 장소의 사장 잔소리(?)도 없이 직원들에게 “많이 먹어라”는 한마디만을 했다. 몇무더기로 앉아 닭다리를 뜯는 직원들의 모습에서 가족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더운 날씨에 수고한다면서 베푸는 사장님, 회식 자리는 너무 보기 좋았다.
회사로 돌아온 이후, 조직 및 직무분장 PROCESS 작성을 지도하고, 사장님에게 “오늘 잘 먹었습니다.”하고 인사하니 “뭘요” 한마디 뿐이었다.
이런 회사가 좀 잘 되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어려운 중소기업의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나로서는 어찌하면 도움을 줄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면서 컨설팅 보고서를 작성하였다.
오후 5시에 리더스포럼 모임의 F사장님 장인 별세 합동조문으로 대구의료원에 갔다. 리더스포럼의 몇몇 사장님들과 함께조문을 마치고 돌아오는 차량안에서도 화제는 최근의 불경기 문제였다. 특히 구미 경기는 매우 어려워진 상황이다. 중소기업인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정말 바닥이다. 대기업인 삼성전자나 LG전자의 주력 사업들이 대부분 베트남이나 인도로 진출한다고 한다. 2,3차 벤더의 불항은 당연하다. 대기업 의존도가 그만큼 높았다는 증거다. 그 휴유증으로 구미의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도 말이 아닌 것 같다. 큰 일이다.
‘한국스마트컨설팅협회’로부터 2018 중소기업 품질혁신 지도사업 지도위원으로 위촉되었다는 통보가 왔다.
7월 2째주부터 시작하라는 통보다. 새로운 컨설팅이 생긴 것이다. 나에겐 꾸준히 일을 할 수 있어 좋은 일이지만,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을 생각하니 한편으론 책임감도 느낀다.
정부의 정책들이 현실과 너무나 동떨어져 있어 ‘정부 정책자들이나 공무원들이 중소기업에서 한번씩 근무를 해 봐야 현실을 이해할 수 있다’는 중소기업 사장들의 푸념을 언제면 그들은 알 수 있을까?
유나를 데리고 아파트 주위를 몇바퀴 돌아본다 . 네 살배기 유나는 걸으면서도 계속 종알거린다. “나, 할머니 좋아”“할머니집에서 잘거야” “오늘 시원해” 밤공기가 신선하게 느껴졌는지 팔짝팔짝 뛰기도 한다. 동네 몇바퀴 돌기에 신나 있던 유나가 힘드는지 “잠이 와” 한다. 유나엄마에게 전화하여 “유나를 데리고 가 잠재워라”고 한다.
유나와 함께 있는 일이 가장 즐거움이다. 할머니의 쾌활함을 유나가 닮았나 생각하니 우습다. 유나는 웃음샘을 자극하는 예쁜 꽃이다.
오늘 만보걷기 8,132걸음, 밤이 서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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