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아무리 칭얼거려도 누구나 한번쯤 훌쩍 떠나고 싶을 게다, 이 가을에...
토요일, 하루 나드리에 나섰다. 영천 만불사를 거쳐 포항 죽도시장에 당도한 것은 시장기가 한참 도는 시간. 회시장 골목, 이곳은 살아 펄떡거리고 있었다.
포항 운제산 오어사는 吾魚池를 끼고 돌아 숨어 있었다. 천년 신라가 숨겨 놓기라도 한 것처럼 절 풍경도 가을옷으로 갈아입고, 가을 나드리 나온 마음들도 덤성덤성 물가에 내려와 철새들과 함께 자맥질을 하고 있었다.
다시 갔던 길로 되돌아 나와 경주쪽으로 발길을 틀면 기림사가 있다. 사방 알을 품은 듯 빙둘러 얕은 산들이 오목하니 껴앉고 있는 기림사의 저녁 나절은 한가롭고 조요하다.
너무 늦게 당도한 골굴사, 어둠속에서 사다리를 오르는 비탈길이라 깊은 가을을 잡지 못하여 못내 아쉽다.
한번 따로 날을 잡아 다시 한번 오리라...그리고 숨은 이야기도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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