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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기행 (2)

이노두리 2007. 2. 8. 19:28

 

바다가 왜 짜운지 아나 섬이 물고기처럼 떠다니고 파도소리에 왜 섬돌이 잠이 드는지 아나 섬에 살아보지 못한 사람이  우이 아노 섬을 떠난 사람이  밤마다 섬을 그토록 안아보고 싶어하는지 우찌 아노 말이다


 

섬은 모두 바다에 빠져있다

빠져서 소금끼없는  어린 날을

포옹하고 볼을 부벼댄다


섬에 오면 네 살 적 어린 기억이 있고

포로수용소도 있고 외가동네 그 뒷산도 있다

젖꼭지도 떼기 전에 6.25 전쟁은 터졌고

계룡산 꼭대기 철탑아래에는

외할머니가 숨었던 외갓집이 있고 켭켭이 주름진 손등처럼

옛날 이바구가 메달려 있었다

고현(古縣) 신작로를 따라 걷던 아장아장 걸음도 보였고

졸졸 흐르던 개울가에 외할머니가 앉아 계셨다

아장아장 개울을 따라 바다로 향해 가면

이제는 남겨 둔 사랑도 없는 장승포(長承浦)로

외할머니와 함께 하루에 한번 가는 시골버스를 타고 꿈을 꾸듯 옛 고향집에 갈 수 있었다


섬이 나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우이 아노 포로수용소가 장날처럼 서던 그 때 그 시절에 섬이 얼마나 가난했는지 우이 아노 말이다 포로수용소 앞에서 포로처럼 봄을 기다리는 이유를 너희들은 모를께다 가난을 모르는 너희 육지들은 모를께다 섬 마음을, 전쟁을, 전쟁 끝에 갖힌 어린 포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