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가을은 의미있는 날들도 많았다.
특히 10월 27일은 아들 윤태가 장가 가는 날,
신부 장천은 잘 어울리는 한쌍이었다.
이 결혼을 위하여 우리는 근 1년을 준비해왔다.
生老病死
태어나고 키우고 아프고 그리고 한 가정을 이루고...
이 것 또한 大事이다.
중국에서 온 사돈댁 손님들은 이틀 전에 도착하여 준비하였고, 식을 치룬 다음날 경주, 포항, 대구등지지로 관광,쇼핑을 함께 다니느라 바빴다.
대사를 치루느라 애쓰다가 아들 며느리가 훌쩍 중국으로 모두 떠나고 나니 마음이 허전하다.
마음과 몸을 추스리느라 친구와 금오산에 오른다.
가을도 이제 바쁜 마음 내려놓는가 색깔이 이쁘다.
채미정 건너는 다리 난간위에도 저녁이 내려 올 즈음,
붉게 타오른 단풍사이로 노루꼬리만한 햇살이 따라왔다.
금오산 올레길 입구에서는 국화전시회가 한창이었다.
사람들의 눈길 구경도 한 멋이다.
금오지에는 가족단위의 가을나들이가 무르익어 가고, 먼산들이 자기 옷으로 갈아입고 울긋불긋하다.
바쁘게 갈 일도 없다.
이제 남은 인생 천천히 숨고르기하면서 갈테다.
가을이면 가을 겨울이면 겨울, 그 계절을 즐기리라.
아프지않고 슬퍼하지않으며 남에게 손가락질 받지 않고 살리라, 그렇게 살고 말리라.
내 삶이 다하여 스스르 스스르 쓸어지는 날 그리하여 모두가 잠잠해지기를 바랄 뿐이다.
이제 남은 인생 천천히 참회하면서 갈테다.
봄이면 봄 여름이면 여름, 그 계절을 가슴으로 안으면서 가리라.
건강하게 지혜롭게 남은 인생 마지막 날이듯 살리라, 그렇게 살고 말리라.
내 삶이 다하여 사르르 사스르 쓸어지는 날 그리하여 천지가 조용해지기를 바랄 뿐이다.
그리하여
국화처럼 다시 피리라
쓰러져도 다시 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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