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풍령가는 길에 돌담끼고 잘생긴 청안사
풍채좋은 주지스님
군불때는 솜씨 기가막혀
스님 하고 인사 청하니 지금 뱀 구워 먹소 하신다
스님이 정력을 키워선 뭐하노
슬쩍 넘어다 보니 방망이 여럿을 다듬고 있다 들고 나오는 폼이 작부 한년 죽일 기세다
그게 뭡니까
가무태나무요
꼭 작부 아래쪽처럼 새까맣게 타 들어가고 옴폭 파졌다
군데 군데 불탄 자국이 어지럽다
번개 한번 칠때마다 이 자국 하나씩 생기는 거요
이게 사랑법인가
그참 신기하다
작고 볼품없는 이 나무에 하늘이 사랑을 기울이니
이거 가지시오 문경 산림과장 꼬셔 백화산에서 오늘 베어왔소이다
스님이 禪問을 던지듯
가무태나무 지팡이 하나 내게 던져준다
쇠보다 강하고 단단하니 길가다 봉변당할 양이면 방패막이로 쓰라신다
오늘은 재수좋은 날이다
한번 휘둘러보고 볼을 비벼보니 비누칠을 한 듯
금새 향기가 난다
출처 : 구미문창반
글쓴이 : 이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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