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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에 마음이 흔들리다-3

이노두리 2021. 10. 19. 20:31

 

 

10월 15일 오늘은 강진에서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구미로 돌아가야한다.

지난 밤, 옆방에 투숙한 젊은 여인네들은 밤새도록  두런두런 이야기꽃을 피웠다. 여행을 와서 잠이 못들어 그렇겠지

하다가도 마루를 건너오는 그 몰염치한 소리에 몇번이나 깨어 잠을 설쳤다.  생각도 모자라고, 말조심도 못하는 못난이(?)들이었다. 아침 일찍 , 이들은 어디로 떠났는지 보이지 않았다. 

 

무위사로 향한다. 월출산이 보이고 산모퉁이를 돌아 나가자 이내 무위사주차장에 다달았다.

<월출산무위사> 일주문이 우리를 반긴다.

맨드라미 길을 따라 일직선으로 경내에 들어섰다.  국보 제13호 <무위사 극락보전>은 얌전한 여인네같다.

단아함이 여기 그대로 살아 있다. 넓은 마당안에선 군데군데 시골여인네들이 여름내 자란 잡초를 메고 있다. 

 

 

 

무위사는 원효스님에 의해 창건되고 도선국사에 의해 중창되었다고 한다. 무위사는 죽은 영혼을 달래주는 수륙재

로도 유명한데, 극락세계를 관장하는 아미타여래를 모신 극락보전 (국보 제13호), 삼층석탑, 선각국사 사리탑 등

1천년이 넘는 국보와 보물이 여럿 있다 한다.   

 

 

극락보전에 조용히 들어가 참배를 하고 마음으로 여행을 무사히 잘 마무리하고, 모두 건강하기를 빌어본다.

극락보전 안에는 성종 7년에 그림을 끝맺었다는 <아미타 삼존석불>과  <수월관음도>가 보존되어 있다.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는 무위사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이 되어 있는데, 여행을 다녀온 후 다시 읽어 보았다.

 

 

 

아침 햇살에 넓은 경내가 조요한데  한참이나 가만히 앉아 있어도 고요함이 흔들리지 않아 좋았다.

10시가 되자 스님은 극락보전에서 목탁을 치며 아침예불에 들어가신다.

우리는 조용히 걸어 무위사에서 내려왔다. 

 

 

 

 

 

 

 

 

설록차로 유명한 강진 다원을 끼고 돌아 <전라병영성>과  <하멜기념관>을 찾아간다.

<전라병영성>은  조선 태종 17년(1471년)에 쌓은 성으로서 조선시대 육군 총지휘부로서, 남해안 지방에 남아있는 병영 가운데 보존 상태가 가장 좋다고 하나 황랑하고 볼품이 없다.

하멜표류기를 쓴 네델란드 선원 하멜이 태풍에 표류하다 잡혀 이곳에서 7년간 머물렀다가 귀국하였다는 점이 특이하다. 

 

 

 

 

 

 

2박3일 여수-강진 여정이 이제 끝나가고 있다.

연탄불고기로 유명하다는 <수인관>에 들러 점심 만찬(?)을 한다. 소문대로 손님들로 만석이다. 강진읍내로 부터 한참이나 떨어진 병영이라는 시골마을에 맛집이 인기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강진 관광안내도를 다시 펼쳐보니 이제 대충 강진이 눈에 들어온다.

여기를 오기전엔 지도를 펼쳐보아도 어디가 어디인지, 어디로 돌아 어디로 가야하는지 도무지 감이 오지 않더니

이제 보니 대충 알것다!

여행은 발로 걸어보아야 아는 것이다. 

인생살이도 이런게 아니겠는가,  나이탓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벌써 다리가 후들거리지 않는가 ?

"인간 세상의 흥함과 쇠함을 보니 일찍이 부귀했던 적도 없고 가난했던 적도 없구나!" 고 했던 남송 때의 시인 육유의 일갈이 가슴에 와 닿는다. 

 

 

 

글쎄 , 다음 일은 잘 모르겠고 이번 여행은 유익했다.

돌아오는 고속도로안에서는 카 노래방이 되었다. 돌아가면서 노래를 불렀다. 구미에 거의 도착하니 가을비가 내린다.

정말 멋진 가을날에 멋진 여행을 하고 왔구나!

 

 

강진 일정을 준비하시고 열심히 운전해 주신 가을님과~ 함께 하신 모네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이 분들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행복하게 좋은 여정을 잡을 수 있었을까.

그리고, 항상 나의 의견에 오케이 하는 아내에게 고맙다.

여수- 강진 언제 다시 만날수 있을까 ?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