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투병기

56. 나는 왜 내 삶을 기록하고 싶은가?

이노두리 2018. 10. 3. 23:01

818일 토요일

 

나는 왜 내 삶을 기록하고 싶은가 

이 질문의 답이 당신의 목표입니다. 당신이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면 분명 당신의 삶을 글로 기록하고 싶은 욕망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자서전이 쓰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질문해 봅시다.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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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자서전 특강>에 나오는 말입니다.

 

소설가 강진.글쓰기 강사 백승권일단 시작하라고 충고합니다.  

작년에 어느 책방에서 충동적으로 구입하여 읽다 그만둔 책을 다시 끄내어 읽고 있는 중입니다. 내일부터 병원에 가야 하는데 아내가 항암치료 중 내가 병간호를 하면서 무료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가져가야 하는 책이다.

 

 

왜 내 삶을 기록하고 싶은가? 다시 물어본다.

아내가 아프고 부터 뭔가 해야 할 일이 있을 것 같은데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날 불현 듯 일기를 쓰자는 생각이 뇌리를 쳤고 그 날부터 쓰기 시작하여 오늘로 55일째 일기를 쓰고 있다.

처음부터 그런 생각으로 시작한 일이 아니었으나 언제가 내 책을 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고 책장 속 구석에 쳐박혀 있던 글쓰기에 관한 책들을 몇 권 찾아내어 읽기 시작하였다. 그러다 보니 책을 낼 수 있겠다는 용기가 생겼다.

 

오늘 낮 카카오스토리에  유정미의 글이 실렸다.

이유출판에서 올해 첫 신간인 <두뇌트레이닝>이라는 책을 내었다는 내용이었다. 이 번이 아홉번째 책이라 한다. ’우리 두뇌도 훈련을 하면 더 건강하고 좋아진다고 하는 내용이라고 책을 소개하고 있다. 이유출판은 유정미와 그의 남편이 함께 출판사를 낸 소위 개인 출판사이다.

유정미는 돌아가신 셋째 누님의 딸이자 나에겐 조카가 된다. 대전에 있는 D 대학 교수이다디자인 전공이라고 했다.

축하한다고 전화라도 한번 해 주어야 겠다. 조카가 가끔 책을 출판하였다고 카카오스토리에 소식을 올리는 것을 보면서 부럽기도 했다. 나도 책을 낼 수 있다면...

 

이제 인생의 마지막을 책 출판으로 장식하고 싶다. 내 삶을 기록한 책을 내고 싶다. 자식들이나 손녀가 할아버지의 인생이야기를 듣고 싶어 할까? 아니다. 책으로 남겨 주고 싶다.

 

내일 아침에는 다시 구미에서 일산까지의 290km거리를 달려가야 한다. 아내는 병원에 가기 싫어한다. 오늘도 배가 아프다면서 종일 힘들어했다. “어제 먹은 닭고기가 문제가 있었나?” 걱정이 되어 정로환을 복용하도록 권했다. 겨우 일어나 저녁을 차리고 나서 또 힘들다는 말을 한다.

여보, 힘을 내어~불쑥 금오산올레길 운동을 가자고 졸랐다. 마지못해 따라 나섰다. 걷기운동을 하고 돌아와 병원에 가져갈 물건 챙기기를 했다. 이것저것 다시 가방을 챙기면서도 마당찮아 한다    

<손바닥 자서전 특강>에서는

기록은 기록의 과정을 거치면서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게 됩다합니다. ’기록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들여다봐야하며, ’모든 삶은 한권의 책이라고 합니다. 이것이 내 삶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은 이유입니다.

 

 

*<손바닥 자서전 특강> 강진.백승권 지음, 한겨레출판,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