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읽는 시

[스크랩] 고전적인 봄밤-박이화

이노두리 2011. 5. 8. 23:26

고전적인 봄밤

 

 

  송도기생 황진이의 사생활은 만고의 고전인데 신인가수 백모양의 사생

활은 왜 통속이고 지랄이야 내가보긴 황진이는 불륜이고 백모양은 연애인

데... 그렇거나 말거나 나는 가을밤 황국 같은 황진이도  좋고 봄밤의 백합

같은 백모양도 좋은데... 좋기만 한데 왜 이 시대엔 벽계수를 대신해 줄 풍

류남아가 없고 지랄이야 명월이 만공산할 제 달빛 아래 휘영청 안기고픈

사나이가 없고 지랄이야 아, 일도창해하면 다시 오기 어려운 길 어이타!

이 몸과 더불어 유장하게 한 번 뒤척여 볼 박연폭포 같은 사내가 없고 지

랄이야

 

  봄밤은 고전인데

  이화에 월백하는 봄밤은

  만고강산의 고전인데

 

박이화 시인
효성여자대학교 국문과 졸업
1998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그리운 연어' 가 있다.

 

출처 : jak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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