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꽃비가 내리네 내리네
4월 산행은 유학산, 칠곡 쪽이라 가까웁고 839고지라 가벼운 마음으로 길을 나섰다. 네비게이션이 고장(?)이라 가까운 지름길로 한적한 봄날 아침 햇살을 따라 갔다.
아침 10시에 팔재 주차장에서 출발해 도봉사를 비껴 돌아 오르니 한시간 여만에 정상이다. 아직 철죽은 찬공기가 싫은지 고개를 움츠리고 있다. 5월을 더 좋아하는가 보다.
툭터진 정상위 팔각정에 오르니 가까이 멀리 산들이 조망조망 잡히고, 아따 이곳이 6.25전쟁때 그 치열했던
다부동 전투지 였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는다. 왜 그 날에는 죽기 살기로 싸웠을까 오늘 이 산야는 침묵
그대로다.
잠시, 오르던 길로 되돌아갈까 망설이다가 2시간여 내리막길이니 종주를 하기로 합의하고 11시 반에
하산을 재축한다. 내려가 도개온천 근처에 있는 촌두부집에서 맛있는 점심을 먹기로 하고...어라,
몇고개를 넘으니 표지판에는 820, 837, 813, 836 793 하고 암호같은 숫자가 우리를 비틀거리게 한다. 바로
산높이가 오르락 내리락으로 평소 산에 자주 오르지 못한 일행에게는 멀게만 느껴졌다. 등나무 계단쪽
내리막에 도달할 쯤엔 배는 고프고 힘은 빠지고...다리도 후들거리고...신발 앞창 발가락은 아프다아프다한다.
모처럼의 완주는 정산에서 하산하는데 2시간 반이나 걸렸지만 , 촌두부집에서 촌두부와 봄미나리무침에다
순두부국에 배를 불리고 나니 이제사 살만하다.
병풍처럼 쭈욱 둘러쳐진 유학산, 산줄기를 세어보니 7고개, 어렵쇼? 우리가 저곳을 다 넘었나 싶다.
이왕 내친 김에 다부동 전적지도 한바퀴 횅하니 돌았다.
구미 강변도로에는 벚꽃이 꽃비되어 우리를 맞았다. 꽃비가 내리네, 꽃비가 내리네...
4월은 축제의 달이라 했든가, 강변 벚꽃 축제가 내일 4월 5일 일요일 아침부터 있다고 했지, 한창 준비중이다. 꿀벌들처럼 마소다발이 이 길로 천천히, 들뜬 마음으로 걷겠지.
오늘 산행은 일찍 귀가할 수 있어 이래서 좋기도 하단다. 봄은 환장하게 흐드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