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록강은 오늘도 유유히 흐른다-백두산여행기-5
넷째날-7월 11일 수요일, 심양에서 단동을 향하여 출발하였다.
아침 7시 반 호텔에서 나와 고속도로를 질주하여 본계수 동굴을 거쳐 단동에 도착한 것은 점심때 였다.
또 비가 뿌린다. 우리의 슬픈 마음을 알아채기라도 하듯이...
압록강은 오늘도 유유히 흐르고 있었다.
바로 앞에 건너다 보이는 곳이 바로 우리 땅이 아닌가,
선착장에 나가 유람선에 오른다. 일행은 비에 조금씩 젖어가고 강폭을 반쪽으로 나누어 이쪽은 중국 단동, 저쪽은 북한 신의주다. 두만강에 비하면 강답다. 쭉 내려가면 황해로 흘러들어가겠지...
단동과 신의주 사이에는 2개의 다리가 있다.
하나는 1943년에 완성된 길이 943m의 '朝中友宜繕'이고, 또 하나는 그 아래에 있는 압록강 단교다.
압록강 단교는 944m이었으나 1950년 한국전쟁때 폭격을 맞아 끊어졌다. 전쟁의 상흔이 그대로 남아 있다.
유람선을 타고 압록강 단교 근처로 뱃길을 돌린다.
비에 젖은 단교끝에 우산을 쓰고 북한쪽을 바라보는 관광객의 심정은 어떨까?
노모(老母)를 모시고 단둘이 북쪽을 바라보며 앉아 있는 젊은 아들을 보면서 왠지 눈물이 찔끔 나왔다.
그들은 어디서 왔는지 왜 왔는지 물어볼 수가 없었다. 다만 그 표정으로 슬픔을 읽을 뿐...
북쪽 철교는 철 기둥 흔적이 없었다. 북한에서 철거해 버렸다고 했다.
건너다 보이는 유원지에는 놀이기구가 비를 맞고 혼자 서 있었다. 무시로 돌아가지않는 놀이기구, 언제 돌아갈 지도 모른다.
압록강에서 바라본 북한
압록강에서 바라본 단동
강가에 나와 고기를 잡는 어부도 보였다. 불러볼까 말까?
너무나 적막하다.
철선도 멈추어있다. '21세기의 태양 김정일장군 만세!' 라는 간판만이 살아있다.
시꺼멓게 보이는 강 모래도 심심한 듯 하다.
흘러가는 유람선에서 바라본 단동과 반대편 신의주가 너무나 비교가 된다.
번화한 단동과 조용한 신의주 강뚝...
우리일행은 심양에서 단동까지 220km, 고속도로를 약 3시간 걸려 달려왔지만, 인천항에서 단동-중국식 표기 단둥-까지 페리가 주 3회 움직여 17:00시에 출발하여 다음날 08:00에 도착한단다.
북한땅인 신의주를 눈앞에 두고 더이상 갈 수 없는 현실이 분단의 아픔을 생생하게 전해 준다.
그 순간에도 이름모를 새 한마리 압록강을 건너 북한쪽으로 천천히 날아가고 있었다.
압록강을 건너 날아가는 새 한마리...새에게는 국경선이 없다.
<두만강 유람선에서 바라본 단동->
<단동시의 두만강가 강변도로>
단동 강폭을 따라 조금 동쪽으로 올라가니 북한을 가장 가까이 볼 수 있는 '咫尺'이 나타났다.
길이'지'-자'척'.....'한자 길이'란 뜻이렷다.
한반짝만 팔짝 뛰면 내 땅 이 아닌가, 아 너무나 가깝다.
'일보과' 한발짝만 넘으면 된다 이말이지...<주>誇-넘을 과
자그만 나룻배로 또 북쪽에 접근해 불 수 있었으나 더 이상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냥 불러보지도 못 했다.
'만리장성의 출발점'이라는 이곳 '호산산성'에 올라 북쪽을 바라보니 강둑 보수를 하고 있는 몇몇 북한 군인들인 듯한 젊은 이들도 보였다. 너무도 한가롭다.